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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닉버트너뉴스 - 곽민지 작가


    작가, 디렉터, 칼럼니스트, 캘리그라퍼··.

    하나로 정의하기엔 너무나도 다재다능한 그녀,

    팟캐스트 「비혼세」의 진행자 곽민지 작가를 만나보았다.


    Q1. 돈패닉서울/패닉버튼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곽민지입니다. 비혼 라이프 팟캐스트 「비혼세」의 진행자 해방촌 비혼세이기도 하고, 폴댄스 에세이 「난 슬플 땐 봉춤을 춰」를 쓴 ‘폴 매달렸니’이기도 하고, 여행 에세이 「걸어서 환장 속으로」를 쓴 곽민지이기도 합니다. 방송국과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오가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 겸 디렉터이기도 하고, 출판 레이블 아말페의 대표이기도 해요. 본캐와 부캐를 오가면서 꾸준히 뭔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Q2-1. 칼럼 연재부터 시작해 출판, 팟캐스트 진행 그리고 폴댄서이기까지··.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실 것 같아요.

    목소리는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래는 기업체에 다니다가 지금은 프리랜서 창작자가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변인도 다양해졌는데, 살아보니 우린 각자의 보통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더라고요. 그런데 티비에는 나와 내 친구들 같은 사람들이 너무 안 나오고, 특정 선택을 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아서 섭섭하더라고요. ‘인터넷 느려서 내가 차린 피씨방’처럼, 나처럼 사는 사람 되게 많은데 아무도 안 하니까 내가 떠들자, 그래서 다함께 보통 사람이 되자 싶었지요. 폴댄스 하는 사람, 비혼으로 사는 사람, 부모님이랑 굳이 자유여행 가는 사람 등의 이야기를 내놓게 되었어요. 우리가 이상한 사람이 안 되려면 특정 색깔에 편입되는 방법보다는 우리 스스로의 색깔을 내서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만드는 게 빠르니까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넷플릭스 볼 시간은 있으니까요, 남들 넷플릭스 보는 시간을 쪼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취미처럼 하고 있어요. 물론 그거 다 하고 넷플릭스는 또 봅니다!


    Q2-2. 현재 하시는 일 또는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애정하는 일이 있나요?

    다 좋아하는데요, 지금은 팟캐스트 「비혼세」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다함께 비혼이 되자는 방송은 아니에요. 다만 세상이 너무 이성애 기혼 서사만 이야기하는 게 서운해서 시작한 방송이에요. 결혼해서 아이 키우며 사는 삶 말고, 그냥 살던 대로 비혼으로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비혼‘주의’자 뿐만 아니라 국가가 인정한 기혼상태가 아닌 모든 사람을 비혼자로 크게 보고 그 모든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결혼할지 말지 고민중인 사람도 있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캥거루 비혼도 있고, 미국에서 결혼한 퀴어 커플인데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못한 ‘강제’ 비혼자도 있고요. 주변 사람들의 삶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듣게 된 것도 좋고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저를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 것도 좋아요. 곧 책으로도 묶여서 나올 예정이고, 저에게는 올해 가장 의미있는 활동이에요.


    Q3. 팟캐스트 <비혼세>의 흥미로운 에피소드 주제와 센스만점 카피를 보며 비혼의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비혼주의로 살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람은 원래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서 쭉 사니까요, 비혼은 사실 살던 대로 사는 것이어서 갑자기 계기가 생기지는 않는 것 같아요. 계기는 결혼주의자에게만 있을 것입니다! (웃음) 정말로요. 누군가와 결혼하기로 결심한 계기나 터닝포인트는 확실히 있지 않겠어요? 살던 형태를 바꾸기로 결심하는 거니까. 그렇지 않은 우리 모두는 비혼으로 사는 것이고, 거기에 ‘아직’을 붙이는 게 새삼스러울 뿐이지요. 비혼이 100명이라면 현재 비혼인 이유가 100가지기 때문에 제가 비혼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저의 경우 결혼은 산토리니에 놀러 가는 것이에요. 누군가는 꼭 가보라고도 하고 가보면 좋다고도 하지만, 저는 제가 원하는 여행지를 찾아 알아서 잘 여행하고 있거든요. 간간이 사랑도 하고요. 현재 사회가 말하는 결혼이란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경제 공동체, 생활 공동체, 법적 보호자로 등록하고 각자의 가족과 지인과도 공식적으로 연결되는 것인데, 그게 저에게는 새삼스럽고 의미 없는 일이에요. 정말 산토리니 같은 일이에요. 그래서 산토리니 가 있는 분들의 결정을 그대로 응원하면서, 산토리니 갈 생각 없는 사람들의 일상을 소소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놀랍도록 별 일 없고 평범하게 재밌거든요.


    Q4. 지금 작가님께 ‘사랑’이란 무엇인가요.

    일상의 잠식이요. 눈 뜨고 잠들 때까지 닿아있든 닿아있지 않든, 자연스럽게 생각과 일상에 영향을 주는, 마음의 지분 같은 것. 그게 좋을 때도 있고 그래서 아프기도 하고요. 사랑은 일상의 잠식이기 때문에, 연애는 ‘제휴’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일상에 어느 정도 기쁨을 주기로 약속하고, 대신에 내가 선을 넘으면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하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동행의 관계이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일방적으로 휘두르거나 우위에 설 수 없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믿어요. 내 문제를 상대방이 다 해결해주리라 떠밀 수도 없고요. 일상의 기쁨이나 안정감을 찾아서 급하게 연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정서적 안정은 그런 식으로 타인에게 외주 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직접 실무를 뛰어야지. 사랑이 일상의 잠식이고 하루종일 머릿속에 그 사람이 있어도, 내가 스스로를 챙기고 내 삶에 주도권을 가지면서 했던 연애가 행복했고, 그 밸런스가 무너지면 어김 없이 끝났던 것 같아요. 연애의 기쁨만 생각할 게 아니라 문제가 생길 때 해결해나갈 감정적 근력도 필요하고요. 이렇게 말하면 너무 회의적인 것 같지만, 사랑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것이기도 해요. 오래 손에 쥐고 싶으니까. 제가 비혼으로 사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 외의 제도나 타인들이 내 관계에 간섭해서 리스크를 만드는 게 싫어서기도 하거든요. 누군가는 너무 사랑해서 주변의 많은 걸 감수하지만, 저처럼 너무 사랑하니까 온전히 상대방만 바라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는 거지요. “어떻게 결혼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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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문즉설 (趣:問卽說) 가장 좋아하는,


    장소/공간 폴 스튜디오

    타인이 나를 추측하게 만드는 옷도 최소한으로 입고, 온전히 내 피부 마찰과 근력만으로 나를 지탱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공간이어서 좋아해요. 생각의 분진도 날려주고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40번은 본 것 같은 영화. 영화 속에서 다양한 여성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의 깊게 보시길 바라요. 체형이 다르고 능력치가 달라도 각자의 방식으로 분투하고 생존하는 모습이 현실적이어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여러번 자주 볼 영화.


    음식 맥주

    술이지만 엄연히 레시피가 있는 작품이니까 음식으로 봐도 되겠죠? ‘맥주는 신이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의 행복을 원하신다는 증거다’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맥주가 얼마나 많은 순간 저를 구했는지 몰라요!


    <난 슬플 땐 봉춤을 춰>

    제 책 쓴 거 너무해요? 하지만 지 새끼만큼 이쁜 새끼가 어디 있겠어요. 가장 대상화되기 쉬운 스포츠인 폴댄스를 통해서, 쉽게 대상화되는 여성의 몸을 나의 기준에서 재발견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저에게는 삶의 터닝포인트가 된 스포츠기 때문에 애정이 갈 수 밖에 없는 책이에요.


    음악 제아 <Greedyy (Feat. 문별 of 마마무)>

    아이유 씨가 가사를 썼는데, ‘런웨이 달리듯이 우린 중앙선으로 가, 억지로 들러리를 왜 해 It’s my cue. Just my cue.‘라는 가사가 마음에 들었어요. (원문은 영어인데 번역하면) ’선글라스 챙겨, 스포트라이트로 태닝을 하자구!’라는 가사도요. 그걸 브아걸 제아 님이 부르신 것도 좋았고, 피쳐링을 마마무 문별 님이 하신 것도 좋았고요.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여성 아티스트 셋이서 ‘얘들아, 욕심내자!’고 말하는 게 호쾌하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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